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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친 마음을 데려가 앉히고 싶은 도시가 있다면,
군산이 그 중 하나일지도 몰라요.
낯설지 않은데 낯선 도시가 있다. 군산이 그랬다.
말이 적었고, 표정도 크지 않았다. 바람은 낮게 불었고, 풍경은 흘러가지 않았다.
그 조용함이 오히려 위로처럼 느껴졌다.
군산역에 내렸을 때, 시계는 오후 1시 2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.
딱히 정한 루트는 없었다. 그냥 ‘걸을 수 있겠다’ 싶은 방향으로 움직였다.
사람 많은 카페 대신 낡은 간판이 붙은 골목이 더 끌렸다.
초원사진관 앞에서 잠깐 멈췄다.
영화 속 장면이 생각났고, 그 장면을 보던 내가 떠올랐다.
기억은 흐릿한데, 감정은 또렷했다.
사진은 찍지 않았다.
창문 너머로 햇살이 들어오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.
진포해양공원에서는 바람이 먼저 말을 걸었다.
“괜찮아, 아무 일도 안 해도 돼.”
나는 잠깐 앉아 있었다. 아무 일도 안 하고, 그냥 바다를 바라봤다.
돌아오는 길, 어쩌면 여행이란 건 ‘무언가를 하러 가는 것’보다,
‘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가는 것’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.
🔮 감성 별자리 운세 – 이번 주 게자리에게 필요한 여행
♋ 게자리 (6/21~7/22)
마음이 고요해지길 원하면서도, 혼자 있는 게 두려워지는 때가 있어요.
그럴 때 군산 같은 도시가 도움이 돼요.
말이 적은 풍경, 적당히 낡은 골목, 그리고 바람 부는 바다가 당신에게 묻습니다.
“괜찮아. 그냥 있어도 돼.”
이번 주, 잠깐이라도 마음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세요.
실제로 떠나지 않아도,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이 될 수 있어요.
🎧 함께 들으면 좋은 음악
- 백예린 –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
- 검정치마 – Everything
- 이진아 – 시간아 천천히
감정이 말없이 머무는 도시, 군산에서.